유명 방송프로그램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여 유명세를 얻게 된 ‘덮죽’ 메뉴가 상표권 등록에 있어 난항을 겪었다. 출연자는 방송 이후 2020년 8월 4일에 ‘시소덮죽’, ‘소문덮죽’ 등을 출원하였는데 이보다 앞서서 제3자가 ‘덮죽’을 2020년 7월 16일에 출원한 것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상표법 제35조 제1항 선출원주의에 따라 먼저 출원한 자만이 등록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출연자의 상표 출원이 제3자의 선출원상표에 의해 거절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제3자의 ‘덮죽’ 상표 출원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방영된 2020년 7월 15일 다음날에 출원된 것으로 제3자가 해당 방송을 시청하고 출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고, 이에 대하여 특허청은 제3자의 출원이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2호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내렸다. 우리 상표법은 거래계에서 특정인의 출처표시로 인식된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가 동일, 유사하거나 경제적 견련성이 밀접한 지정상품에 대해 출원된 경우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하므로 공공의 이익과 상표 사용자의 이익 보호를 위하여 그 등록을 거절하도록 하고 있다. 특허청은 방송의 화제성으로 인해 ‘덮죽’이 일반인들에게 출연자의 출처표시로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고, 출원상표의 표장과 지정상품은 방송에 나온 메뉴, 명칭과 동일, 유사하므로 제34조 제1항 제12호에 규정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결과적으로 선출원된 제3자의 상표는 거절결정 되었으며, 불복 등의 추후 조치가 없는 이상 거절이 확정되어 선출원의 지위가 소멸된다. 출연자는 제3자의 선출원의 지위가 소멸될 경우 자신의 출원상표를 안전하게 등록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례는 출연자의 상표가 선출원의 지위를 얻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의해 거래계에서 어느 정도의 인식도를 획득하였기 때문에 선출원된 상표의 등록을 거절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특별한 케이스로 실제 거래계에서는 많은 상표들이 선사용으로 인한 인식도를 입증하기 어려워 타인의 선출원상표로 인하여 그 등록이 거절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따라서, 상표의 출원일을 선점하는 것은 여전히 사업을 영위하고 매장 등을 운영함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업체의 명칭 또는 상호 등에 대해 상표출원을 진행하지만, 이번 사례와 같이 유명 제품들에 대한 모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업체의 명칭, 상호 뿐만 아니라 주력 제품에 사용되는 명칭에 대해서도 등록해 둘 필요성이 있다.